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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인터뷰> 17. 김성연 울고 웃던 10년간의 나의 극회 1기 이야기

 

 

 

 

혹시 우리 일전에 보지 않았어요? 아니, 그 때 말고. 그렇지! 그 때 사진으로 봤어.”

 

놀라운 기억력! 10년 전 사진 한 장에 그것도 단체사진 속에 콩나물 한줄기 마냥 슬쩍 담긴 얼굴을 아직 기억하다니. 게다가 길고 긴 머리칼을 싹둑, 스타일도 확 바꾼 터라 못 알아볼 거라 생각했는데. 초능력자가 아닐까.

기억이라는 게, 생각보다 휘어지기도 깨어지기도 쉬운 것이란 말이지. 이론상 완벽저장이 가능할 거 같은 컴퓨터조차 잦은 고장과 관리로 나중에 찾아보면 꼭 필요한 것들은 사라지고 없는데. 어쩌면 그 비상한 능력도 연기자로서 비장한 카드일지 모르겠다.

 

3년만에 개시하는 열일곱번째 인터뷰, 대원 1기 김성연 성우 이야기를 시작한다.

 

  


  

김성연

2007년 대교방송 성우극회 5기 입사

2008년 대원방송 성우극회 1기 입사

애니메이션

강철의연금술사 브라더후드 리자 호크아이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초시공! 태풍을 부르는 나의 신부 - 다미

기생수 세이의 격돌 이즈미 노부코

달의요정 세일러문 유리/세일러 머큐리, 세라 엄마

드래곤볼 카이 크리링

유유백서 마청(쿠와바라 시즈루)

딸기 100% - 기타오오지 사츠키

매일엄마 분지

미치코와 핫친 마리아, 리리아나, 엘리스, 소년 사토시

소년탐정 김전일 하야미 레이카

우리들이 있었다 타카하시 나나미

내 마음의 비밀 한성수

명탐정 코난 월광소나타 편 임성미

원피스 오리지널 마담 셜리

유희왕5Ds- 루카, 타이가, 바바라

유희왕 zexal 오안나

유희왕 arc-v 형돈, 제이미 오 엄마

이누야샤 완결편 가영이 엄마, 히토미코, 신타 등

케모노 프렌즈 은여우

XXX holic 2모코나

포켓몬스터XY 레나, 삼평

페어리 테일 레비 맥거딘 등

YES!프리큐어5, gogo 밀크, 밀키 로즈, 나유미 등

후레쉬 프리큐어 미키, 지혜 엄마, 왕비

하트 캐치 프리큐어 다역

짜장소녀 뿌까 2

절대가련 칠드런 노와키 호타루, 하나이 치사토, 아카시 아키히

흑집사 마담 레드, 리처드 (이상 대원방송)

뿌까는 못말려 데뷔작(대교방송)

특촬물

가면라이더 덴오 나오미

가면라이더 W 희정, 바이러스 도펀트

가면라이더 위저드 문리나

파워레인저 와일드스피릿 권성 미셸 팽

파워레인저 엔진포스 봄퍼

파워레인저 정글포스 미니/정글 화이트(이상 대원방송)

게임

다함께 차차차2 레이싱걸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나이트엘프 NPC

라디오

데마시안 보이는 낭독회 진행

출강

현 보이스투보이스 방송연기교육원 강사

 

 

이미지 출처 애니박스 홈페이지 - '우리들이 있었다'에서 주인공 나나미를 맡아 사랑을 알아가는 소녀의 심리를 표현해냈다

 

 

대원 극회 1... 울고 웃던 초대 극회의 나날

 

열일곱번째 순번만에 특별한 성우를 만났다. 처음으로 만나는 대원극회 성우다. 잠시 그간의 히스토리를 돌아 보자. KBS 위훈 성우를 시작으로 MBC 채의진 성우를 만났고, 잠시 KBS를 돌고 돌다 투니버스 최승훈 성우를 만나 또 잠시 투니버스를 돌고 돌다 다시 이 극회 저 극회, 그러다 대교방송 윤미나 성우를 만나고 그렇게 각 극회 분들을 만나던 와중에도 대원방송 성우는 없었다.

특별한 이유는 또 하나 있다. 극회 역사의 첫 장을 연 초대 기수란 점이다.

대원방송이 성우 공채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8, 햇수로 아직 10년이다. 가장 젊은 극회라 역사적인 1성우임에도 무척이나 젊다. 하지만 먼 훗날엔 한 극회의 첫 장을 연 역사적 인물로 남을 그녀다. 아니, 멀리 갈 것도 없다. 벌써 후배들에겐 원로 성우로서 예우를 톡톡히 받고 있다는데.

 

이번에 8기가 들어왔잖아요. 벌써 5,6기만 해도 나를 무슨, ‘시조새처럼 보는거예요. 1기 타이틀로 원로 취급 받는데 서운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요. 그래봤자 10년도 채 안됐는데. 내 나이가 몇이라고.”

 

인터뷰를 개시하면서 무척이나 궁금했다. ‘전설의 대원방송 1로 두고두고 회자될 그들은 선배도 후배도 없던 그 시절 어떻게 지냈을까.

그녀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럴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고. 정신 사납게 울고 웃는 버라이어티 리얼 100% 공감 어드벤처 스토리였단다.

 

우리 1기는 정말, 암흑 속에서 시작했달까요. 심하게 말하면 우릴 좋아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어라고 자조할 정도였어요. 새 극회가 생기니 견제도 들어오지, 성우 팬들도 이래 저래 여러 이유로 냉담했어요. 게다가 의지할 만한 선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래저래 맨 땅에 헤딩하는 환경에다 소문도 안 좋았죠. 타 방송사의 어느 성우 분은 나중에 말하길 난 소문만 듣고서 너네들은 이상한 애들인 줄 알았어라고.”

그 분의 다음 말이 궁금하네요.”

그런 줄 알았는데, 막상 만나보니 뭐야 그냥 정신없는 애들이잖어라고 하더라고요.”

정신이 없어요?”

맞아요. 우리 그랬어요. 우리도 참, 그런 환경이면 긴장도 하고 걱정도 해야 할 텐데 뭐랄까, 이끌어 줄 선배가 없는데다가 1기 친구들 모두가 하나같이 개성적이고 색깔 있는 사람들이라서 모이면 분위기가 재밌달까 정신없달까. 제어가 안되는 분위기죠. 녹음을 할 때도 너무 시끌시끌해요. 해서 신용우 선배님이 같이 녹음하다가 따로 불러서 성연아 이럴 때는 이렇게 대답도 하고 빠릿빠릿하게 해야해 하고 힌트를 주시기도 했죠. 그런데다 또 이 후배들이 눈치까지도 없네, 그래도 와중에 고마운 타 극회 선배님들이 우리 고생한다고 밥 사 주고 챙겨주실 때가 있어요. 그럼 적당히 눈치껏 먹어야 할거 아니야. 메뚜기 떼 마냥 기다렸다는 듯 먹어치우는 거죠.”

 

이야기를 들어보면 도리어 매력적인 기수였을 것 같다. 유쾌하고 먹성 좋고, 마치 원피스 밀짚모자 해적단 같잖아. 어디든 초대 기수는 힘들다지만 상상 이상으로 고립무원, 그럼에도 즐거운 분위기였나 보다.

지금도 잊을 수 없어 꼭 밝히고픈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시영준 송준석 안장혁 이장원 최석필로 이어지는 한국성우계의 거물 군단 몬스터 클럽이다. 외모는 몬스터지만 내면은 천사라고.

 

너무 착하고 고마운 선배님들이세요. 이래저래 치이던 우리들이 불쌍하고 안되 보였는지 대원 애들 우리가 챙겨주자하고 나서서 배고플 때 고기도 사서 구워주시고 했죠. 그런데 진짜, 우리들 정말 그 자리에서 3차까지 2백만원어치를 먹어 치웠어요. 그럼에도 선배님들은 와 너네 정말 잘 먹는다 하시면서도 열심히 어여 먹으라시니 이런 분들이 어딨어요.”

 

2기 후배를 맞이하면서 조금은 안정됐을까. 아니었단다. 후배들도 자신들만큼이나 개성이 차고 넘치는 캐릭터였다고. 그러나 그러했기에 대원극회는 민주주의에 대해 더욱 고민하고 또 고민할 줄 아는 모습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다행히 201810년 후 오늘날 대원극회는 8기까지 이어지며 명실공이 대한민국의 어엿한 성우극회로 자리잡았다.

 


 

 

성우 시험 두 번 합격, 대원 1기 김성연 이전에 대교 5기 김성연이었던 아세요?

 

시간을 조금 더 되돌려보자. 성우 김성연의 데뷔작은 대교 어린이TV방송 어린이 생활안전 창작애니 까꾸는 못말려. 대원 1기 이전에 대교 5기 성우 김성연이 있었다. 일생에 한 번 하기 힘든 전속 성우를 두 번이나 했다. 지망생에 있어 정말 정말 정말 능력자다.

 

대교 극회에서는 막내로 귀염받았죠. 좋은 선배 밑에서 살다가 대원으로 옮기게 되니 무척이나 죄송스러웠고 또 받은 사랑만큼 원망도 들었어요. ‘어쩜 니가 이럴수가 있어라고. 그런데 대교 전속 때는 애니메이션을 무척 하고 싶은 거였죠. 책상에다가 일주일에 두 편 이상 애니메이션 더빙하기를 목표 겸 소원으로 붙였을 정도니까요.”

대원으로 오시면서 소원은 푸셨겠어요.”

대원에서는 두 편이 뭐야, 아주 우웩 할만큼 애니메이션이 밀려오는데, 그럼에도 다음 작품 캐릭터는 어떻게 할까 무궁무진한 욕심이 생겨요. 그리고 말한대로 대원 1기로서의 모험이 시작됐죠. 대교에선 막내라 귀염받았었는데 여기선 맏언니에 한 번 성우였던 터라 정반대로 전속임에도 책임감이 크게 느껴졌죠. 맨땅 헤딩하는 기분이었고 앞서 밝힌 대로 익사이팅한 나날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글쎄,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게되면 과연 다시 대원 시험을 보았을까 생각도 해 봐요.”

 

 

 

 

마이크 앞에 서기 전 극단 조명 아래 섰던 연극인 김성연은 모르셨죠?

 

시간을 조금 더 되돌려 보자. 어떻게 해서 성우가 되었을까.

 

연극 선생님이 성연이 너 성우되면 좋겠다고 하신 게 처음 의식했을 때였던거 같아요. 근데 정작 나는 그 때 싫다고 했어요.”

 

어릴적부터 연기자가 꿈이었다. 고교 시절부터 연극을 했고 졸업 후 연극 무대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무대에서의 배우경력은 짧았다고 한다.

 

연극은 무대의 짜릿함이 있죠. 그런데 캐스팅에 제약이 심하고 연극판에서도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친구들이 연출가의 사랑을 받기도하고 무엇보다 외모가 실력보다 우선되는 사실도 회의감을 갖게 해요. 그래도 다 좋았는데, 마침 불황까지 겹쳐서 극단에서의 생활은 1년으로 막을 내렸죠.”

 

그 때가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의 꿈 많은 여대생 시절. 조금은 진로 수정이 필요하던 와중에 어느 친구가 성우 시험을 본다고 알려왔다. 교수님인 송도순 선생님이 권유했단다. 마침 그녀 지도교수님도 성우인 함수정 선생님이었다고. ‘나도 같이 볼래하고 처음 치른 KBS 시험, 아쉽게도 낙방했지만 그 때부터 성우를 목표로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결국 내가 원하던 연기자로서 모습은 성우에 가깝더라고요. 연극무대에서 아쉬웠던 것들이 성우의 녹음실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웠어요. 위에서의 것과는 다르지만 성우는 대본을 읽어줄 때 또 다른 감흥이 있어요. 운 좋게 1년 공부하고 대교, 그리고 대원까지 내리 붙었죠.”

연극과 애니 더빙은 많이 다르던가요.”

표현방식은 달라요. 그런데 본질은 같아요. 연극이 자유롭다면 더빙은 세밀해야 하죠. 성우를 무시하는 연극배우들이 있어요. 그들에게 쉽지 않다 이 놈들아하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예요. 특히 시대적 변화까지 따라야 할 시기였죠. 다행히 제겐 이런 도전이 만족감으로 다가왔어요. 할머니 공주 외계인 거기다 지구인 최강 전사 크리링, 남자, 살인마 등 무대 위였다면 언제 제가 이걸 다 맡아보겠어요. 훨씬 자유롭다고 느꼈어요.”

 

 

이미지출처 애니박스 홈페이지 - 강철의 연금술사 브라더후드에서 맡은 리자 호크아이, 신인시절의 대표작이다

 

 

난 광기 넘치는 역 좋아, 연기는 악역이 최고!”

 

대원방송으로 이적 후 데뷔작은 포코냥에서의 여자 2’였다. 초반엔 조용한 역할을 많이 맡았다고. 그러나 과격한 캐릭터가 나오면 마냥 신났다고 한다. 그래서 최애 캐릭을 뽑아 달라니 광기 어린 역할들이 나온다.

 

제 최애 캐릭터는 딸기 100%의 사츠키예요. 거침없는 표현이 좋았던 캐릭터죠. 그리고 유유백서의 시즈루(마청 쿠와바라의 누나). 그런 걸걸한 캐릭터가 좋아요. 시즈루는 참 멋져요. 강철의 연금술사 하면 리자 호크아이를 떠올릴 팬들이 많겠지만 전 거기서 게스트로 나온 소매치기 소녀 역을 했던 것도 좋았어요. 또 있어요. 미치코와핫친에서 토마토를 연구하던 박사, 그 사람은 캐릭터가 슬프고도 나른했죠. 매일엄마의 분지는 늘 행복하고 좋은 캐릭터였고. 나중에 결혼해서 아들을 낳았는데 아들이 분지랑 닮았어요. 막대기 좋아하는 것도 똑같아요.”

내 마음의 비밀에서 반전 캐릭터도 맡았었죠.”

내 연기에 광기가 있다는 걸 확인시켜 준 캐릭터랄까요. 에너지 폭발의 순간이 그 때였나 싶어요.”

묘하게 이중인격, 혹은 알고보니 남자란 캐릭터를 자주 맡는 거 같아요. 특히 코난이나 김전일 같은 추리극에서요. 코난에선 슬픈 소나타 편에서 이후 코난에게 큰 영향을 미친 여장남자 범인을, 김전일에서는 감쪽같이 미녀로 모두를 속인 소년 범인을 맡았죠.”

“PD들 보기에 제 목소리가 거기 잘 맞는다 생각하나 봐요. 그리고 저 역시 연기는 악역이 최고로 재밌어요. 그냥 악역이 아니라 슬픔을 담고 있는 악역을 맡게 되면 전 아주 즐겁게 임해요. 연극무대에서 느끼던 격한 연기의 희열을 여기서 맛보는 거죠.”

 

극회 내에서 그녀가 가진 비공인 타이틀도 소개한다. 이른바 극회 미녀 후배 성우 킬러. 묘하게 극중에서 이들의 역할과 맺어지는 역할성우로 유명하다. 남자 역을 많이 맡으며 가능해진 경사다.

 

우선 드래곤볼에서는 크리링을 하면서 18호를 맡은 ()하영이랑(2) 부부의 연을 맺어 딸도 얻었고, 예쁘기로 소문난 ()보희(2)하고도 커플이 됐고 그래요. 그런데 이거 좋아해야 하는 것인지.”

 

 

이미지출처 애니박스 홈페이지 - 매일엄마의 분지를 맡았던 성우 김성연은 이제 어린 아들에게서 그 모습을 본다

 

   

결혼, 육아, 성우까지 바쁘다기보단 내 인생 가장 행복한 시절을 준 삼박자

 

지금 그녀는 말만 들어도 무척 바쁘겠구나 싶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성우로서 최절정에 달한데다 출강도 하고 있다. 게다가 결혼 후 출산에 이어 육아까지, 가정이 있는 몸으로서도 매우 바쁘다.

 

지금이 제 인생 최대의 행복기예요. 연기도 결혼도 육아도 다 행복해요. 사실 제가 세일러문에서 머큐리를 맡을 때가 출산 후라 몸은 고생했어요. 심한 비염에 축농증, 여기에 아이 낳느라 힘도 없어 소리가 안 나오더라고요. 몇 번을 해도, 심지어 나레이션조차 어려워서 성우 그만둬야 하나 우울하기도 했어요. 다행히 시간이 지나 건강도 찾고 나아졌지만요. 몸 관리의 중요성을 절감했던 순간이에요. 너무 건강을 마구 썼구나 회복 후에 생각했죠. 그리고 다시 행복해졌어요. 아기가 주는 행복감이 힘든 것도 상쇄해주고, 후배들 앞에서 계속 NG나는게 부끄러웠지만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또 힘이 났죠.”

아이는 엄마가 성우 연기하는 거 듣고 보면서 좋아하나요?”

처음에 연습하면서 머큐리 파워를 외치면 막 울더니 이젠 뭔지도 모르고 좋아해요.”

  

 


 

기생수에서 케모노프렌즈까지 현재 근황 전합니다

 

지난 2014년 소년만화의 전설로 불리는 기생수가 30여년만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화제가 됐다. 한국에서도 대원방송이 발 빠르게 방영한지 약 3, 그리고 최근 더빙작으로 다시 찾아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첫 화 방영 전 이미 더빙 제작은 마쳤다는 그녀, 디시인사이드 성우갤러리에서 그녀가 맡았던 주인공 신이치의 엄마 이즈미 노부코 역을 호평하는 반응을 알렸더니 고마운 일이라고 한다.

 

예전에 가끔 눈팅? 모니터링 하러 들어가 보고 그랬어요. 최근 데마시안 방송 준비 중에 웹 서칭하다가 간만에 유입됐어요. 뭔가 전보다 다들 표현이 거침없어져 무섭기도 했는데 다행히 좋아해 주신다니 고맙네.”

 

기생수는 이전에도 알고 있었던 작품이었다고. 투자를 받고 제작한 작품이라 더빙 퀄리티가 높다고 자신한다. 어머니 제의가 들어왔단다. 자막판 이후 거의 3년만의 우리말 녹음판이었으나 대원극회를 비롯 KBS 은영선 배진홍 정훈석, MBC 이영란 황윤걸 안장혁, 투니버스 김현심 김광국 등 각 극회의 실력자들이 모여 또 하나의 대원방송 대표작이 만들어졌다. 원작 팬이라면 가슴 저미게 다가오는 어머니 역할을 소화하며 그녀의 대표작 목록 또한 업데이트 됐다.

 

그리고 진행자로서의 맹활약.

데마시안 진행에 대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 디시인사이드 성우갤러리 큐베다이스키의 질문

 


  

 

EBS 전해리 성우와 함께 데마시안 보이는 낭독회를 진행 중이다. 그녀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해리 선배랑 정말 즐겁게 작업 중입니다. 작가 없이 두 성우가 섭외, , 진행을 다 하는 동안 힘들기도 하고, 살아있다고도 느껴요. 그리고 재밌고, 신선해요. 잠깐 계속 할지 어떨지 고민도 했는데, 당분간 계속 하려구요.”

 

애니플러스 최초 더빙작으로 소개되는 케모노프렌즈에도 은여우 역할로 그녀 목소릴 들을 수 있게 됐다. 무려 한국 여성 성우만 40인이 투입되는 대작이다. 이 밖에도 넷플릭스의 영 저스티스를 기대하라는 김성연 성우다. 오버히트, 블레이드 소울 등 게임 더빙 및 지자체 홍보 매체를 통해서도 활발히 새해 근황을 알려올 그녀다.

 


  

 

다시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 성우 지망생들에 전언, 그리고 성덕이 성우 되는 세상!”

 

이 인터뷰의 독자 중 상당수는 성우를 준비하는 지망생일 터, 그들에게도 한 마디를 부탁했다. 우선 거듭된 낙방으로 나이를 생각하다 한숨지을 이들에게 성우 김성연이 전한다.

 

나이는 핑계 아닐까요? 나도 그런 생각한 적 있어요. 그런데 10년차 성우가 되면서 이제는 바뀌었어요. 무한의 가능성이란 없지만, 또 나이로 인한 영향이 있기도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사례를 저는 거듭 보아왔어요. 물론 운이란 것도 있겠지만요. 우선 연기에 대해 접근하려면 두 가지를 다 잡아야 해요. 첫째는 인물 감정을 알고 그것이 되어버리는 것, 그리고 그런 와중에 대중성까지 확보해 타인도 이해하는 연기여야 해요. 애니는 판타지예요. 대중들에게 내가 맛본 걸 보여줘야 해요. 내가 울어도 가짜울음으로 전달되면 진정성이 부족한 연기죠. 설령 진짜 울었어도 대중성이 떨어지면 역시 안 와 닿아요. 이게 애니메이션만의 연기일까요? ! 성우 모든 연기에 해당해요. 학원에서 학생들을 보면 열정은 가득한데 상대 전달이 실패하는 걸 보죠.”

그럼 여기에다 애니면 애니, 라디오 드라마면 드라마 그렇게 각 매체별로 특성까지 고려해 맛을 살리면 좋은 결과 기대해도 될까요?”

당연하죠! 그것이 프로의 자격이에요. 그리고, 성덕이 성우 되는 세상! 기생수 주인공을 맡은 ()현욱이도, ()예나도 다 당당한 성덕 출신입니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고 따라하고 그런 이들이 후배로 들어오더라고요.”

 


 

 

10년이 지나고 다시 10년을 바라보며

 

2008년 대원방송 공채 1기 성우로 시작한지 딱 10년이 지난 2018, 이제 10년차 성우가 된 그녀에게 미래를 물었다.

 

“10년 지내고 보니 그 10년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아무리 많은 작품을 했어도 앞으로 10년간 또 안하면 묻혀버리는 것, 그러니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해야 해요. 안 그러면 죽어버린 연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지금 좀 번다고, 좀 한다고 게을러지면 결국엔 또 안돼요. 기존 목표가 타인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거였다면 이젠 그런 희망과 판타지에 더해 함께 소통하는 연기의 성우가 되고 싶어요. , 명예, 연차도 다 별 거 아닌거 같아요. 그건 순간일 뿐, 중요한건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소통하며 발전해가는 성우예요. 과거엔 출강하는 것도 힘들게 여겨졌어요. 지금은 가르치는 것에서 기쁨도 느끼고 시험의 피로, 상실감 등 학생들의 그것까지 함께 공유하고 있어요. 그리고, 조금은 제 캐릭터들에 애정을 쏟으려고요. 얼마 전 크리링 인형을 선물받았어요. 생각하니 후배들은 집에 자기 캐릭터 인형을 다 받아서 모아두고 있던데 난 내 것임에도 너무 안 남겨두고 있어 반성했어요.”

 

10년 만에 극회 후배들에게 얻은 시조새 타이틀이 웃기기도 서글프기도 하다. 웃고 울며 한 극회와 함께 성장해 온 사람. 미녀 후배들과 잘 엮이며, 여장남자, 이중인격, 범인, 숨은 최강자(유유백서에서 누나가 마철반이나 요괴들 후드려 패는 거 보면 최강자 의혹이 심심찮게 나온다) 등 온갖 타이틀을 10년 새 다 가진 그녀, 앞으로 10년 동안은 또 어떤 신규 타이틀을 획득할지 기대되는 행보다. 대원방송 성우극회의 역사를 처음부터 지켜봐 온 1기 김성연, 그녀의 역사와 기록은 곧 한 극회의 역사다.

 

 

글 사진 권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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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빛의목소리